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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박근혜 당선 전부터 일상 완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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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보도] 최순실 17년 운전기사 육성 증언 ② / “최씨, 절대적 영향력 유지 위해 박지만·근령 접근도 철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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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0)씨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통령의 일상’을 완전히 장악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는 박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박지만·근령 남매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17년간 최씨 일가의 차량을 운전했던 김모(64)씨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의 운전기사로 17년간 일한 김모(64)씨가 지난 9일 수도권의 한 커피숍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김씨는 “(박 대통령 사저의) 경비원부터 전부 이쪽(최씨)에서 보냈다. 옷을 찾아오거나 돈을 (찾아)주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순실이(최씨)가 시켜서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사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순실이는 (박 대통령에게 직접 어려운) 이야기를 못 하니까 (모친 임선이씨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라고 전화를 한다. 왜냐하면 임씨가 이야기하면 (박 대통령이) 들으니까”라며 최씨가 임씨까지 앞세워 박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고 최태민씨로부터 “아버지 말도 안 듣는다”거나 임씨로부터 “유연이 엄마(최씨)가 대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최씨 일가 내에서 박 대통령에 주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대통령 왼쪽)가 1979년 6월 10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제전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타파 제공
최씨는 특히 박 대통령과 통화한 뒤 “자기가 아직도 공주인 줄 아나봐”라고 말하는 등 박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도 서슴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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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앞에선 심부름 하며 '충성'… 뒤에선 잇속 챙기며 '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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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보도] 최순실 17년 운전기사 육성 증언 ② / 박 대통령 일상 장악한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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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0)씨의 17년 운전기사였던 김모(64)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씨를 비롯한 최씨 일가가 자신들의 잇속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이용하고 조종하려 한 행태와 수법을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입만 열면 박 대통령과의 ‘40년 신의(信義)’를 운운하는 최씨가 뒤에서는 “자기가 공주인 줄 알아”라며 뒷담화를 했다는 증언에는 최씨의 위선적인 행태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태민-임선이-최순실’로 이어가며 최씨 일가는 박 대통령 가족보다 더 자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김씨는 박 대통령이 생전에 최태민(1994년 사망)씨와 자주 연락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할배(최태민씨)는 계속 누군가와 통화했다. 박 대통령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하곤 했다. 한번 하면 엄청나게 오래 했다”고 말했다. 임씨도 박 대통령과 한번 통화하면 1시간 이상이었다는 게 김씨의 기억이다. 최순실씨 역시 차에 타자마자 박 대통령과 통화하는 일이 잦았다.

최씨 일가가 박 대통령과 이렇게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 배경에는 1998년 보궐선거를 비롯한 총선 지원은 물론 박 대통령의 일상 거의 모든 곳에서 최씨 일가가 똬리를 틀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씨는 “(박 대통령 사저의) 경비원부터 전부 이쪽(최씨)에서 보냈다. 옷을 찾아오거나 돈을 (찾아)주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순실이가 시켜서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사오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콩나물 대가리 하나부터 그 집(박 대통령) 시장을 봐주는 것을 다 봤다. 박 대통령은 아무것도 못한다. 그냥 상징적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생애 대부분을 청와대와 은둔의 공간에서 지낸 박 대통령의 삶을 철저하게 장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김씨는 이를 두고 “어떻게 보면 (최씨 일가는) 아버지(최태민씨) 때부터 (박 대통령의) 정신과 마음, 영혼까지 다 빼앗은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박 대통령은 혈육과 점점 멀어져 갔다.

김씨의 이 같은 증언은 다른 이들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최태민씨의 아들인 최재석씨도 언론 인터뷰에서 “그 양반(박 대통령)이 시장에 가서 속옷 한 장을 사봤겠어요? 그 양반 입장에서는 배반 안 할 사람, 아버지를 해하지 않은 사람, 자기를 해할 수 없는 사람, 그건 최씨 집안밖에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

최태민씨의 의붓아들 조순제씨도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박 대통령은) 업무에 관해서는 100% 꼭두각시야. 저 둘(최태민과 박 대통령)이 얘기했겠지. (최태민이) 근혜하고 어떻게 하겠다. 그러면 나한테 반드시 물어온다고, 그러면 내가 된다 안 된다 그러면 그대로요. 자구 하나 안 틀려”라고 발언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순실이하고 임씨(임선이)하고 (차를) 타고 가면서 순실이가 (박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끝내고는 ‘엄마, 엄마, 자기 아직 공준 줄 아나봐’라고 그런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과 통화를 끝내고 혼잣말로도 가끔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 대해 “자기(박 대통령)가 아직 공주인 줄 아나봐”라고 운운했다는 김씨의 증언은 잇속을 위해 속내를 숨긴 최씨의 가면 속 얼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최씨 일가의 충성이 그들의 사적 이익에 기반하고 있는 셈이다. 1994년 거액의 상속자산을 남긴 최태민이 사망했을 때 임씨와 최씨 세 자매가 이복형제는 물론 박 대통령에게까지 함구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특별취재팀=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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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묘지 2000m²… 대통령 묘역의 7.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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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최순실 게이트]용인 야산에 대규모로 조성 확인
묘비에 1918년생으로 기록… 중앙정보부 보고서보다 6년 늦어
용인시 “신고 안돼… 불법땐 고발”

경기 용인시 야산에 조성된 최태민 씨의 묘. 묘비엔 최 씨와 부인 임선이, 최순실 등 딸, 사위, 손주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뒤쪽 무덤은 최 씨 부모의 묘다. 용인=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혹세무민한 자의 무덤은 양지바르고, 넓었으며, 석물이 화려했다.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씨의 묘가 경기 용인시 야산에 대규모로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널A와 동아일보 취재 결과 최 씨의 묘는 약 2000m²(약 600평)의 규모로 다섯 번째 부인 임선이 씨와 합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태민 씨의 묘 크기는 김영삼 대통령의 묘 264m²와 비교하면 7.5배에 달한다.

22일 찾은 최 씨의 묘는 전통 지리학에서 정맥(正脈)이 지나는 산줄기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소나무와 밤나무가 묘지를 병풍처럼 둘렀고, 남향이어서 햇볕이 잘 들었다.

높이 약 2m의 묘비에는 임 씨 소생의 네 딸인 순영 순득 순실 순천과 정윤회 등 사위, 그리고 손주 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최순실 씨의 이복형제들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묘비에 적힌 최태민 씨의 생몰일은 1918년 음력 11월 5일과 1994년 양력 5월 1일이다. 생년은 1970년대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보고서가 밝힌 1912년보다 6년이나 늦다. 최태민 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보다 다섯 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묘비 내용이 맞다면 한 살이 어린 셈이다.

최태민 묘의 봉분은 직경이 2m가 넘었고, 봉분에는 호석을 둘렀다. 무덤 주변 석물은 조선시대 사대부의 묘처럼 갖춰져 있었다. 커다란 상석 앞에는 향로석이 있었고, 양쪽 망주석(望柱石) 기둥에 조각된 다람쥐 모양 세호(細虎·꼬리가 긴 동물)가 각각 아래위 방향으로 알밤을 쫓았다. 사각 장명등이 최 씨와 후손들의 발복(發福)을 기원했다. 최 씨 묘 위쪽에는 그의 부모가 합장된 무덤도 있었다.

묘지는 누군가 최근까지 꾸준히 관리한 듯 깔끔했다. 상석 위에는 거의 새것처럼 보이는 조화(造花)가 바구니에 담겨 있었고 상석 아래에는 생화(生花) 국화 화분이 놓여 있었다. 화분은 바람 때문인 듯 쓰러져 있었지만 노란빛이 선명해 가져다 놓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였다. 최 씨의 한 측근은 “제사는 큰딸 순영 씨가 치렀고 최 씨 일가가 명절 때마다 이곳을 찾아 성묘했다”고 밝혔다.

최 씨의 묘가 있는 동네의 한 주민은 “이 동네에 있었던 절을 육영수 여사가 자주 찾았고, 그 아래 있던 수목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끔 와서 쉬고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용인시는 “신고되지 않은 묘”라며 23일 현장 조사를 통해 불법임이 확인되면 검찰 등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조종엽 jjj@donga.com /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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