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통해 본 朴 대통령…최순실 민원요청 '해결사' 정황
세상이야기/이슈2016. 11. 21. 09:03
공소장 통해 본 朴 대통령…최순실 민원요청 '해결사'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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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정유라 동창 부모 회사 사업도 챙겨줘
최씨에 '공무상 비밀' 담긴 靑 문건 전달하라는 지시도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씨(60·개명 전 최순실)의 '해결사'로 움직였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해 최씨에게 각종 이권을 몰아주려 한 정황이 드러나있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설립한 재단에 편의를 봐주기 위해 KT 인사에도 관여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20·정유원에서 개명)의 친구 부모의 사업까지 챙겨주면서 최씨의 민원성 요청까지 들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적시된 박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최씨와 박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주는 등 서로 40년간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해 오다가 제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최씨가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하면서 더욱 두터워진 것으로 밝혀졌다.
◇박 대통령이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과 공모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직권남용 혐의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24일 서울 종로구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모 SK이노베이션 회장을, 25일에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과 순차적으로 단독 면담을 하고 이 자리에서 문화·체육관련 재단 법인 설립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받아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최씨는 재단의 인사와 운영을 장악하기로 했다.
최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게 같은해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한하는 시기에 맞춰 문화재단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고 이를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서두르라는 지시를 내렸다.
10월21일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인 미르라고 하라'면서 최씨가 마련한 임원진을 임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씨는 2차 청와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경련이 보고한 9개 그룹 분배 금액을 조정해 확정했다.
안 전 수석은 재단법인 미르 출연금 규모를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고 다른 기업들을 포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최종적으로 총 16개 그룹이 급하게 자금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안 전 수석은 전경련 측에 미르의기본 재산과 보통재산 비율을 기존에 9:1에서 2:8로 조정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16개 그룹 대표들은 이런 요구에 불응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불이익을 두려워해 총 486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안 전 수석에게 최씨가 작성한 K스포츠 임원진 명단을 주며 임명할 것을 지시했다. 16개 기업은 288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했다.
◇박 대통령이 최씨, 안 전 수석과 공모한 기업 관련 직권남용, 강요 혐의
최씨는 2013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딸 정유라씨의 친구 부모인 이모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대한 사업소개서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현대차가 이 회사의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대차는 총 10억6000만원 상당의 이 회사 제품을 납품받았다.
최씨는 이런 대가로 이씨로부터 1162만원 상당의 샤넬백 1개와 현금 4000만원을 건네받은 뒤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시 이씨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수 있게 도와줬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올해 2월15일 최씨가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자료를 현대차측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현대차그룹의 광고를 수주한 플레이그라운드는 총 9억1807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다.
최씨는 올해 2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에서 이권사업은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케이가 담당하는 사업을 마련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3월1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단독면담 직후 안 전 수석에게 '롯데가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에 많은 자금을 출연 또는 출연하기로 했던 롯데는 35억원만 내면 안되겠냐고 했지만 결국 70억원을 송금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2월22일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하는 자리에서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을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포스코는 어려운 경영사정 등으로 부담스러웠지만 대신 계열사 산하에 2017년부터 창단 비용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하고 매니지먼트를 더블루케이에 맡기도록 최종 합의한다.
최씨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함께 대기업 광고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모스코스를 설립하고 원활한 수주를 위해 측근을 KT 광고업무 책임자로 채용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 최씨의 측근을 KT에 채용하고 인사 이동까지 지시한다. 이에 따라 플레이 그라운드는 KT광고를 수주해 총 5억1669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최씨는 올해 1월 스포츠 선수단 신규 창단하고 업무 대행을 더블루케이가 맡는 용역계약을 체결할 대상 기업으로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LK)를 정한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안 전 수석에 GLK에서 장애인 스포츠단을 설립하는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더블루케이를 소개해 주라는 지시를 내린다.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이 공모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정 전 비서관은 3013년 1월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올해 4월까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대통령 말씀자료, 정부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보고문건, 외교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자료 등 총 180건의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했다.
이 중 2013년 10월 국토교통부장관 명의의 '복합 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안) 검토' 문건 등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은 문건 총 47건을 박 대통령의 지시로 이메일, 인편 등을 통해 최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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